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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을 우리는 한글로 '설날'혹은 '설'이라고 부른다. 한자를 넣어 사용하면 조금 유식해 보이는지 '정월 초하루'라고 부르기도 한다. 중국에서는 이를 '춘절(春節)'이라고 부른다. 영어로 우리의 설날은 'Chinese New Year'가 아니면 'Lunar New Year' 라고 불리며 그저 음력 1월 1일이고, 기독교 국가에서 이 음력 1월 1일은 별로 의미가 없는 날이다. 여기서 우리는 왜 설날이 '차이니즈 뉴 이어'인지 궁금해 할 수 있다. 궁금하지 않고 수긍할 수도 있지만,  민족주의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어째서 'Korean New Year'가 아니고 '차이니즈~'인가 하며 억울하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고려청자가 유명함에도 도자기는 'china'이고, 배추도 'Chinese cabbage'일까? 지금부터 그 답을 논해보고자 한다.

그 옛날 차마고도가 지금 중국의 서남부 지역과 지중해를 연결하는 통로였음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이후 실크로드가 중국과 서양의 교역을 담당했으며, 중국의 당송~청나라 때의 문물은 우리나라와 일본은 물론 서양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우리는 흔히 서양은 개방적으로 발전했으며 선진 문물과 문화를 가졌다고 착각하고 있다. 그와 반대로 동양은 여전히 낙후되었으며 선진화 되었다고 해도 아직 서양에 비하면 그래도 서양에게서 배울 것이 많다고 생각하기 쉽다. 이는 영국을 대표로 하는 서양의 식민사관에 비롯된 잘못 된 시각으로써 서양은 발전했고, 동양은 미개하다는 생각을 심어준다. 그러나 이는 아주 잘못된 편견이다. 조선 후기까지 한반도는 일본에게는 한 때 조선통신사를 파견 할 정도로 우월한 나라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일본이 이 조선보다 발전하기 시작했고 결국 조선을 식민지화하기에 이르렀다. 이렇게 된 이유에는 여러 가지를 핑계될 수 있겠으나 그 중 가장 큰 원인은 일본이 서구 문물을 가장 먼저 받아들였다는 사실을 많이들 이야기 하곤 한다. 그러면서 하는 말들은 보통 서구 문물을 빨리 받아들여 동양 '어떤 나라보다 빨리 발전했다'이다. 이 말은 어떻게 보면 맞는 말이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이 말은 편견으로 한쪽의 시각만 포함하고 있는 말에 불과하다. 말하자면 청나라와 우리나라는 무기 제조술이 서양보다 뒤떨어졌을 뿐이었다.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남의 나라를 침략하기 위한 수단만 발전하지 못한 것이 침략 당했던 원인이라면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우리에게 훈민정음, 측우기나 금속활자술 등 문화적 우수한 작품이 있듯이 중국에도 중국이 자랑스럽게 내놓은 '4대 발명'이라는 것이 있다. 종이, 인쇄술, 화약, 나침반이 그것인데 중국은 이것들이 중국이 최초로 만들어낸 것들이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 한다. 객관적으로 보더라도 중국이 아까 말한 그 교역로를 통해 서양에게 끼친 영향은 대단히 많다. 청의 문물은 세계적으로 우수한 것이라는 인식이 조선시대에 파다했듯이 서양에도 마찬가지로 이와 같은 인식이 많았다고 볼 수 있다. 그 이유를 들자면 바로 'china'나 'chinese'라는 명칭이 서양 언어에 남아 있는 것으로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어째서 설날이 'chinese~'인지는 쉽게 생각할 수 있다. 서양에 중국이 끼친 영향이 기타 아시아 국가보다 크기 때문이다. 영국의 산업화와 서양의 산업으로 인해 근 이백년 사이에 서양이 그렇게 발전하게 된 것이다. 그 이전에는 중국의 문명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더 발전해 있었다. 그 때문에 우리나라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작을 수밖에 없었고, 이제와 이런 것들에 대해 피력해 봤자 그들의 인식 변화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서양인의 눈에는 설날이 'Chinese New Year'인 것이다.

또 하나 있다. 바로 우리의 24절기에 관한 것이다. 지금 우리가 음력을 잘 사용하지 않고 양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간과하기 쉬운데 우리는 아직도 24절기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저녁 9시 뉴스의 기상예보를 보면 캐스터들이 하는 말은 항상 '오늘은 절기상 ~이었습니다.' 혹은 '절기상 ~이었던 오늘은...'이라는 말이 꼭 나온다. 아직도 우리는 날씨나 기상을 예측할 때 이 절기를 빼놓지 않고 생각한다. 그러나 절기상 소한이나 대한이라도 별로 춥지 않은 날씨일수도 있고 특히나 1년의 24절기 중 첫 번째인 '입춘(立春)'는 아예 우리의 한겨울에 해당하는 날짜에 온다. 날씨와 전혀 맞지 않는 이런 절기를 우리는 우리의 전통이라고 생각하며 잊지 않으려 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나는 이 절기의 유래에 몹시 불쾌한 생각이 든다. 이 24절기가 우리나라의 기후와 잘 맞지 않는 이유는 바로 이 풍습이 중국에서 가져온 것이기 때문이다. 황하유역에서 만들어진 이 절기 법은 중국의 하북성(河北省) 일대의 기후를 기준으로 만들어 졌다. 지금 봐도 기후가 확연히 다른 곳에서 만들어진 절기 법을 가져다 쓰므로 우리의 실상과는 잘 맞지 않는 것이다. 중국내에서도 잘 맞지 않는 절기법이니 바다 건너 나라에서는 말 하지 않아도 당연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중국의 문화유산이 우리에게 끼친 영향이 이렇게 큼에도 불구하고 서양에서 동양에 관련된 명칭에 중국이라는 이름이 들어가는 것에 의아해 하거나 불쾌하게 여기는 것은 모순이다. 이러한 모순을 저지르면서 우리가 민족주의적으로 민감해 하는 것은 더더욱 그렇다. 우리도 이러한데 파란 눈의 사람들에게 동양이라는 것은 중국 아니면 일본을 떠올리게 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게 아닌가 한다.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다만 그에 따르는 시각만 변할 뿐이다. 우리가 발전해 훨씬 더 많은 영향을 끼친다면 그런 명칭 따위에 당연히 차이나가 아닌 코리안이 따라 붙는 것은 시간문제다. 우리가 파란 눈을 보면 맨 먼저 미국인으로 보듯이 그들에게도 이러한 시각의 선입견이 있다. 이러한 선입견이 억울하다면 먼저 우리가 그들보다 강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도록 발전하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먼저 민족의 정체성을 찾는 게 가장 시급하다. 언제까지 중국의 영향 아래서 전전긍긍하며 살 수는 없지 않은가. 조금 더 문화적으로 우수한 콘텐츠 수출해 그들에게 우리가 설을 쇠는 모습과 유래 등을 피력해야만 겨우 바뀔 수 있을 것이다. 설령 그렇게 된다고 해도 중국에서 가만히 있을 리는 없으니, 차라리 '~ New Year'가 아닌 'Seol'을 주장하고 퍼뜨리는 게 더 빠르지 않을까 한다. 굳어진 것에 신경 쓰지 말고 새로운 것을 찾아 잊히게 만들자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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