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이라고 할 때, 이 '하나'라는 단어는 1을 의미한다. 단수로서 분열되지 않은 온전한 하나의 사물을 나타내는 말이다. 중국어라고 이 하나에 해당하는 단어가 다를까 생각해봐도 어차피 우리나 중국이나 사상과 언어의 매개체는 비슷하며 거의 동일하다. 의문이 드는 이유다. 그러니까 하나하나 따져보면, 이 말은 우리말로 좀 더 쉽게 해석하면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이 아니라 '같은 세계, 같은 꿈'이라고 해야 본연의 의미에 더 가까운 것이다. 同一이라는 단어는 ‘동일하다, 평등하다, 같다’이고 同一個라는 말은 ‘같은 하나의’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므로 이 슬로건은 한 개의 하나가 아니라 똑같은 하나를 말하며 '같다'는 것을 강조하는 문장이다. 억측일지는 모르지만 따지고 보면 사회주의의 '평등'과 '똑같이 배분'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동등한 하나라는 의미라고 하면 조금 더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동등한 하나', 바로 사회주의의 평등을 표현하는 말이다. 그러니까 엄밀히 말해 이번 중국의 올림픽 슬로건은 공산주의의 사상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인에게 중국에서 올림픽을 한다는 사실을 잘 알릴 수 있고 또 중국이라는 나라를 알리기 위한 가장 좋은 문구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이번 베이징 올림픽의 슬로건이 짧고 굵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한 단어로 말하자면 그것은 바로 '사회주의'다. 중국이 이미 개혁개방을 통해 경제성장을 이루었고 머지않아 미국을 제치고 제1의 경제대국이 될 것 이라는 예상들과 현실이 눈앞에 있지만 아무리 경제가 발전을 하고 부유한 청사진이 눈앞에 펼쳐질 것 같아도 아직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다. 반 백년 불변의 집권당인 공산당이 집권을 하고 있고, 주변의 공산국가들이 하나 둘 체제 변환을 선언하며 중국의 국가 체제 위기론이 커져도 여전히 양회를 통해 공산당의 굳건함과 화합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세계 유일의 거대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의 공산당이 무너질 것 같은 예감은 들지 않는다. 갑자기 이들이 우리와 같은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선언을 하고 미국이나 영국 같은 정치체제로 변화한다고 선언하면 모를까 아직은 예측도 하지 않는 이야기이일뿐이다. 그럴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는 이유가 있다. 그들의 정치체제로 말할 것 같으면 독재라는 이름으로 죽을 때까지 일인이 영구 집권하던 게 대통령제 민주주의 국가의 4년 재임과 비슷한 체제인 5년 재임제로 변화했고 그러므로 공산당이라는 정당은 일종의 국회와 같은 위치로서 정당안의 또 다른 노선들이 결국 다른 나라의 정당과 같은 의미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번 베이징 올림픽은 이렇게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색이 많이 입혀진 중국에서 전 세계인들에게 중국의 공산당과 사회주의가 아직 굳건하다고 외칠 수 있는 기회였던 것이다.
또 하나가 있다. 바로 왜 하필 '중국'의 슬로건이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일까 하는 것이다. 이미 예부터 중국은 중화사상, 화이사상으로 중국이 세상의 중심이며 세상의 모든 것은 중국을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고 믿고 있다. 나라이름에서도 말해 주듯이 중국은 온전히 모든 것의 중심이길 원한다. 그런데 이제까지 서방의 국가와 미국에 종속적인 근대시기를 보내고 암울한 공산주의로 물들었던 시기를 벗어나 눈을 뜨고 보니 중국은 이미 '中국'이 아닌 아시아 대륙의 변방국가로 전락해 있었다. 서구의 근대화 이전까지 세계에서 가장 발전된 나라로 서방의 미개한 국가들에 문화를 전파하던 중국인데 눈을 떠보니 그 미개한 국가들에게 더럽고 미개하며 그저 싸구려 불량품과 저질 짝퉁이나 만들어내는 사람 수만 많고 이념적으로 삐뚤어진 中國이 되어있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깨인 영도자를 만나 개혁개방을 하고 선진 자본에 대한 개방으로 공장을 짓고 주변국가의 기술을 이전받으며 그렇게 지금의 중국으로 성장하였다. 말하자면 이제 먹고 살만 해져 올림픽 개최지로 낙점을 받을 수 있었으니 이제 그 올림픽을 치름과 동시에 이 올림픽에 참가했던 세계의 나라들이 중국을 중심으로 하나가 되자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환상이라며 비웃어야 할지, 처세하며 빌붙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근대화 이전까지 중국의 흥성했던 모습을 다시 찾고 싶어 하는 욕구가 느껴지는 건 분명하다.
마지막으로 현재 중국의 입장에서만 본다면 이번 슬로건은 중국인이면서 중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여기지 않는 소수민족 국민들에게 올림픽을 통해 외치는 구호일수도 있다. 예전 중국의 영토는 지금과 많이 다르다. 예를 들어 예부터 기본적으로 티베트는 하나의 독립국이었다. 말과 신앙이 다른 민족의 터전이었다. 아무리 중국과 화친을 하고 중국의 영토 내에 있어도 완전한 중국은 아니었다. 그러나 공산당이 대장정을 하며 지금 중국의 영토를 만들었고 그렇게 라마교의 티베트인들은 중국인이 되었다. 공산당의 자치권 인정도 결국엔 허울뿐이었기에 티베트인들은 줄기차게 독립을 요구했지만 중국은 소수민족이 모여 하나 되는 중국이라며 끝까지 압박하고 모른 척해왔다. 올림픽이라는 이슈를 앞에 두고 이제야 서방국가들의 주목을 받으며 터진 티베트 사태와 위구르 문제를 보면 지금 현재중국의 소수민족 화합에 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모택동의 중화인민공화국이 건설된 이후 언론매체를 동원한 소수민족사상교육에도 불구하고 동부 연안의 한족 도시와 그 외의 소수민족 자치구간의 빈부 격차가 점점 심해지고 있고, 이들에 대한 이념적 세뇌와 자치구를 통한 민족성 보장의 정책은 이미 무너진 지 오래다. 다소 억지이기는 하나 이런 배경을 가지고 보면 하나의 세계란 바로 중국을 뜻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에서 세(世)란 세속, 즉 인간이 살아가는 곳을 말하며 계(界)란 경계, 구역 구분을 말하니 결국 세계라는 말조차 세상, 바로 중국인들이 살아가고 있는 곳이라는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우리말의 세상과 세계는 분명 다른 말이지만 중국에서 세상과 세계는 서로 상통하는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 하나의 세계는 곧 중국을 말하며 하나의 꿈은 소수민족들이 한족과 잘 융화하여 중국인으로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 할 수 있는 것이다.
베이징 올림픽은 아시아 나라에서 치르는 세 번째 올림픽이라고 한다. 역대 국가들은 일본과 대한민국으 로 아이러니하게도 중국과 외모와 신체적 외형이 비슷할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라는 위치와 과거 역사에서 한번씩은 대 제국을 이루며 흥성했던 영광을 누렸던 나라들이다. 어떻게 보면 아시아에서 서구 쪽으로 군사적 열강의 패권이 넘어가고 잊혀진 과거의 문화적 열강들이지만 올림픽을 통해 경제적으로 발전하며 서구 열강들과 엇비슷하게 따라가고 있는 나라들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이번 올림픽을 통해 중국이 얼마나 기대하는 바가 큰지 어림짐작으로도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중문의 슬로건과 우리말의 슬로건은 서로 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뿐만 아니라 중국의 야심까지도 포함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오랜 기간 준비한 만큼 고심 끝에 내놓은 슬로건에서도 앞으로에 대한 소망과 현재 중국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듯 하다. 결론을 짓고 보니 역대 올림픽 슬로건보다 눈에 띄는 이유가 있었음을 알았다. 세 계인의 축제인 올림픽에서 굳이 자국의 야심을 비춘 중국에 나도 낌새를 채고 잠시 놀랐던 것이다. 이념과 사상을 외쳐야 할 필요가 없는 올림픽에서 슬로건을 통해 중국의 사회주의를 홍보하고 전세계인에게 중국을 중심으로 한 사회주의 세계 건설을 외치는 중국이 갑자기 무서워진다. 다음 런던 올림픽의 슬로건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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