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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말을 더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지금 생각나는 말은 저것뿐이다. 방송대 중문과를 빛내겠다는 말, 방송대 중문과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말, 그리고 나로 인해 방송대 중문과가 대단한 그룹이 되는 날을 만들고 싶다는 말. 아마도 내가 지금껏 계속 생각하며 되뇌던 말일지도 모른다. '대학도 못 간 주제에...'라는 멸시를 받으며 얼굴을 들고 다니던 나에게 한 줄기 희망이 보이는 것 같았다. 한 교수님께 인사를 해도 내가 누군지 모르시는 상황을 보며 난 꼭 성공해서 유명한 사람이 되겠다 마음먹었고 지금도 항상 내가 되뇌며 곱씹는 말인 '학벌사회에서 학벌을 이긴 학자'가 되려 노력할 것이다.

만날 노력도 안하고 공부도 안 하면서 말만 앞세우는 나지만, 이번 어학경시대회를 계기로 좀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해야겠다. 그리고 무시당하지 않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더 노력해야겠다. 무식하지 않다고 유식한 것이 아니고, 무시당하지 않는다고 존중 받는 것도 아니고, 칭찬한다고 해서 존경 받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나는 이 모든 것을 갖춘 사람이 되고 싶다.

아마도 나에게 대상을 주신 것은 앞으로 기회가 많은 나에게 더 열심히 하라는 뜻에서 주신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코 내가 잘 해서 탄 상이 아니란 것을 알기에 부끄럽고 그래서 더 의지가 생긴다.

동시통역사로 최고의 길을 걷고 계시는 교수님, 앞으로 한국 최고 대학의 교수님이 되실 교수님, 존경스럽다. 나도 동시통역사가 되고 싶고 책도 번역하고 싶고 글도 쓰고 싶다. 이렇게 꿈이 많아진 건 아마 이 어학경시대회의 영향이 크다고 여겨진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도 아무런 미래가 없어 보였던 나에게 꿈이라는 것을 만들어준 이 대회가 특별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한 때 나에게 좌절과 실패라고 생각하게 했던 방송통신대로의 진학이 어쩌면 나에게 기회이자 좀 더 나은 선택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수많은 계단 중 이제 겨우 첫번째 계단을 밟았을 뿐이지만 그 첫발은 나에게 많은 의미를 가진다. 말하자면... 내가 열심히만 하면 나에게도 좋은 미래가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을 안겨준 존재랄까, 꿈 없이 방황하던 나에게 목표를 제시해준 건 우연이 아닐지도 모르고, 이런 내가 또 혼자 방황하지 않게 열심히 하라며 용기를 북돋아 주는 상이 아니었을까. 가난한 청춘의 젊은 학생에게 열심히 하라며 격려해주는 손길이 아니었을까. 답은 시간이 흘러 내가 어떻게 변해 있을지에 때라 달라지겠지...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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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임원들 소개와 수상이 이어졌다. 동문회 특별상을 시작으로 시상이 계속되었다. 예술부분과 한자부분, 초급부문, 중급부문, 그리고 내가 속한 고급부문까지 최우수상까지 시상을 하는 동안 1학년들의 연극 팀이 최우수상(1등)을 받았다. 그리고 고급부분에서 내 이름은 나오지 않았다. 난 너무도 부끄럽고 창피했다. 같이 온 사람들을 볼 면목이 없었고, 이대로 떨어져 그 1학년 때 민망함을 다시 맛 보겠구나 싶었다. 그리고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하지 못한 내 자신이 너무 미웠다. 1학년 연극 팀이 최우수를 받을 때 사람들의 함성소리가 나를 더욱더 주눅들게 했다.

이윽고 대상을 발표할 순서가 되었다. 나는 '이제 집에 가는구나' 하며 뒤 쪽으로 물러났다. 사회자의 소개말, '어학경시대회의 꽃이죠, 대상을 발표합니다, ...' 그런데 이게 왠 걸 그 사회자의 입에서 나온 건 다름아닌 내 이름이었다. 사람들의 함성소리에 나는 잠시 멍해졌다. 전혀 예상 밖이었기 때문일까 맨 뒤에서 사람들 사이를 뚫고 앞으로 나아가는 사이에 감정이 복받쳤다. 오문의 교수님의 시상에 난 울먹거렸다. 부끄럽게도 상을 받으면서 그리고 받고 나서 나는 울고 말았다. 너무 뜻밖이어서 그랬을까, 나오는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시상하러 나오셨던 오문의 교수님께서 ‘이 좋은 날 왜 울어’ 라고 하셨는데 그 말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앞으로도 잊지 못 할 것 같다.

난 그 때 사람들의 함성소리를 기억한다. 그리고 내가 발표 할 때의 사람들의 무관심과 별로였던 반응과 호응도 기억한다. 그래서 더 내가 어학경시대회 대상을 받았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았다.

그렇게 어학경시대회 대상을 받고 집으로 오는 길에 잠시 작년 그 때가 떠올랐다. 그때도 이랬었다. 그리고 그 고급부문 일등이자 어학경시대회 대상인 그 자리에 내가 서고 싶다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 상장을 정말 내가 받게 될 줄은 몰랐다. 더구나 이번부턴 바뀐 부상으로 전자사전이 아닌 재중국 동문회의 지원으로 6개월간 중국 어학연수 시 학비와 기숙사비가 면제되는 자격을 얻었다. 그래서 그 내용 때문에 나는 더 지금 내 상황이 진짜 같지가 않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부모님의 '우리딸 못해도 좋으니 화이팅' 이라는 문자를 뒤늦게 보고 나는 답장을 보냈다. 나 대상 받았다고... 그랬더니 다시 부모님께 답장이 왔다. 좋아하시는 모습이 역력한 답문자를 보며, 그때의 기분이란...

이 글을 쓰는 지금도 그 때의 기분이 느껴진다. 울컥하며 감격스러운 그 기분. 무어라 말로 설명할까, 여자 사회자의 '여기서 대상 수상자의 수상 소감을 안 들어볼 수 없죠, ...'라며 말 할 때 그리고 내가 수상 소감을 말 할 때, 난생 처음 수상소감이라는 것을 말하려 했을 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냥 그 자리에 서니 내 머릿속의 감격은 말이 되어 입으로 나왔다.

'더 잘한 사람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저에게 이른 큰상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공부해서 방송통신대 중문과 빛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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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질문은 중국의 경제발전에 중국인들의 생활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느냐 이었는데(정확하게 무엇이었는지 모르겠다.), 다른 이들이 전부 개혁개방에 관한 이야기를 했고, 내 옆에 앉았던 여자분이 자동차 증가와 배기량 증가 등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 난 내가 준비해간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손을 들었고 중국의 三大件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이는 내가 고등학교 때 중국문화시간에 배웠던 내용이었다. 3년도 넘은 교과서를 가지고가 당일 날 다시 보고 익혔었다. 그리고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그런데 아뿔싸 중간에 70년대 三大件이 생각나지 않는 것이었다. 순간 긴장해서 떠오르지 않았었나보다. 침착하게 다시 잘 생각해 겨우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지금 중국의 新三大件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중국의 경제 상황이 지금 한국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주제가 중국 도시민의 어쩌구 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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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부문 원어 토론회 中

그런데 두 번째 문제는 이미 알고 있던 말이었다. '干得好, 不如嫁得好'라는 문장을 말씀하셨다.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일부 여대생들이 졸업 후 직장을 찾지 않고 바로 결혼해 버리는 세태에 대한 문제였다. 거기에 대해 어떠한 이유로 그러한지 묻는 질문이었다. 내 옆에 앉은 남자는 그 질문이 나오자 바로 미리 준비해 온 것으로 들리던 개혁개방 어쩌구의 이야기를 더듬어 혼자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문제와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였는데 그 남자는 서로 한번씩 질문에 대답할 기회를 다 써버렸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다시 문제와 상관없이 준비해온 답만 늘어놓자 객원교수님께서는 화를 내셨고 남자 사회자의 계속된 기회에 대한 이야기로 한번도 발표 안 한 사람 먼저 대답해달라는 말이 계속되었다. 그리고 다른 몇 사람이 계속 대답을 하였고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이제 한 사람만 말하고 토론회를 끝내겠다 했었다. 그런데 이번에 또 발표를 한 사람은 내 옆에 앉았던 그 남자이었다. 그 분은 교수님과 참 많은 이야기를 했다. 내심 부러웠다. 그리고 화가 났다. 어째서 사회자는 그 남자에게만 세 번의 기회를 주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발표를 하겠다고 해도 기회를 주지 않았던 것일까? 내가 그 남자보다 약간 손을 늦게 들어 뒤이어 말 차례가 되자 왜 이번만 발표하고 끝난다고 하며 편파적인 모습을 보였던 것일까. 그렇게 옆 사람의 발표를 끝으로 토론회는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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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어 토론회 발표 中

이번 고급부분의 토론회는 내가 생각했던 토론이 아니었다. 약간 쓴 소리를 하자면 그건 토론이 아니라 단순한 발표에 불과하다. 아무리 평가를 위한 자리지만, 토론이란 사람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에 대해서 말을 하고 상대방의 의견에 대해 동의하거나 반대하며 주장을 펼쳐나가는 것이다. 적어도 전국규모의 행사이면서 방송통신대 중문과 최대의 행사이고 그 중에 토론회가 최고 기대되는 시간이었다면 좀더 토론회의 모습을 갖추었어야 했었다. 그리고 참여 인원 모두에게 마이크가 지급되었어야 했었다. 사람은 12명인데 마이크는 고작 5개 정도뿐이었다. 그래서 계속해서 마이크를 혼자 들고 있었던 사람은 발표할 기회가 충분했고 그렇지 않았던 사람들은 손을 들고 마이크를 다시 받아 말을 하는 그런 상황이었다. 이건 행사의 기본 준비가 안 된 부분이었다. 더욱이 중요한 것은 분명 진행은 객원교수님께서 하시는 것이었는데 계속해서 사회자가 간섭을 하고 중간에 끊는 행위는 토론회의 진지한 흐름을 끊기에 충분했었다.

토론회에서 일부 사람들의 대답이 비슷했었다. 이는 아마도 같은 스터디에서 같은 내용을 준비했었던 모양이다. 물론 질문과 대답의 방향에서는 비슷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었지만 그보다 나는 혼자 주위의 아무런 준비도 없이 혼자 준비했는데 여러 사람이 모여서 서로 돕는 모습에 내심 부러웠다. 아마 그런 준비과정이 있어서 그 사람들에게는 더 큰 의미가 있었을 것 같다.

그렇게 토론회가 끝나고 공식적인 경연의 순서는 모두 끝이 났다. 나는 내가 입을 열 수 있는 순서가 모두 끝나자 너무 아쉬웠고 더 열심히 하지 못 한 것에 대한 후회가 밀려들었다. 내가 생각해도 나는 순위 권 밖이었다. 먼저 질의 응답에서 난 문제조차 알아듣지 못했고 동문서답을 했으며 토론회에서도 한번밖에 말을 하지 못했다. 나를 드러낼 기회에서 나의 모습이 나에겐 마음에 들지 않았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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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긴장해서였을까? 아니면 불안해서였을까? 난 하루 종일 오후 5시가 넘도록 마음이 가라앉질 않았다. 남들은 내 얼굴이 담담해 보인다고 했지만, 지금 내 상황에 비추어 생각해볼 때 그 말 역시 너무 기분이 나빴다. 아침 7시에 집에서 출발해 하루 종일 그곳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던 터라 한 것도 없이 많이 피곤했다. 그렇게 나는 별로 유쾌하지 않은 기분으로 준비도 덜 된 체 그렇게 5시 40분쯤 단상위로 올라갔다.

주어진 3분의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느끼지 못했다. 다만 내가 외워간 원고의 거의 끝에 다다랐을 즈음, 약 한 줄 반을 남기고 마이크가 꺼졌다. 그리고 김혜림 교수님의 질문이 이어졌다. 이런! 그녀의 말이 전혀 들리지 않았다. 내가 너무 긴장을 한 탓일까, 아니면 그녀의 말이 빠르고 모르는 단어가 많아서였을까, 교수님의 질문이 한 일 분 동안 이어졌다. 같은 말을 한 세 번 정도 되풀이 하신 것 같다. 마지막에 쉽게 설명해 주시는 질문으로 나는 대답을 했다. 교수님께서는 나에게 선택의 기준이 뭐냐고 물으셨고, 왜 그렇게 필사적으로 중국어를 공부하냐고 물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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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를 발표하는 모습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이 제일 먼저 고려되는 선택의 원칙이라고 했고, 그 다음으로 내 상황에 맞추어 선택한다고 했다. 그리고 두 번째 질문에는 졸업 후에 대학원에 가서 나중에 교수님 같은 교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평소에 생각하고 있던 내용이긴 했어도 그 순간에 그 말을 떠올린 건 임기웅변이었다. 내가 예상했던 질문이 아니어서, 또 3분 동안 내 원고를 소개하는 부분에 있어서 그 전에 준비가 덜 되었다고 생각하고 떠는 바람에 적지 않게 당황했었다. 그래서 그냥 그 순간 아니 두 번째 질문에는 내 솔직한 답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 객석으로 돌아오면서 나에게는 왜 교수님이 원고와 관련 없는 그런 질문을 하셨을까 의아했다.

돌아와 다름 사람들의 순서를 보면서 나중에 생각해보니, 내가 답변을 잘못 한 것이었다. 분명 원고에는 작가가 되고 싶다 해놓고 교수가 되고 싶다고 했었다. 원고 내용을 미루어 볼 때 커피와 녹차 중에 골라 마시는 그 선택의 원칙을 물어보는 것 같은데 내가 못 알아 듣고 그런 식으로 동문서답을 했던 것이었다. 그냥 질문과 대답만 놓고 본다면 틀리지 않았고, 어떻게 보면 재치 있는 대답이었을지 모르지만, 내 순서가 끝난 나의 머릿속엔 온통 내 실수와 아쉬움만 가득했다. 그리고 약 20분 후 있게 될 토론회에 대한 긴장이 나를 엄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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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학경시대회 고급부문 토론회

토론회는 생각보다 어려운 분위기가 아니었다. 올해에는 작년과는 달리 문제지를 뽑지 않았다. 어쩌면 내가 잘 못 알고 있었던 것일지 모르지만 간단히 객원 교수님의 두 가지 질문만 있었다. 그런데 다들 말하는 게 영 시원찮았다.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겠고, 더듬으며 말하는 것과 성조와 발음이 불명확한 것도 이유겠지만 우선 그들이 말하는 게 그래서인지 무슨 말인지 못 알아 들었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고 있던 것과는 달리 다들 개혁개방에 초점을 맞추어 말하고 있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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