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는 수많은 외국인들이 들어와 있다. 이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이유는 가지각색이지만, 궁극적으로 이들이 한국에서 살아가려면 해야만 하는 한 가지 필수적인 것이 있다. 이것이 바로 '한국어'다.
중국이 요즘 가장 활발하게 하는 마케팅 중에 하나가 바로 '중국어를 파는 일'이다. 이는 중국이 십 수 년 전부터 시작해온 일로써 중국인이 해외에 나가 할 수 있는 일들 중에 하나로 자신들의 중국어를 파는 일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현재 중국의 대외한어 사업은 중국어를 파는 일일 뿐만 아니라 바로 '중국' 그 자체를 파는 일이 되었다. 미국의 차이나타운, 한국의 차이나타운이 세계적인 명소가 되고 이들의 주된 생계수단인 중국 음식을 만들어 파는 것보다 중국어를 파는 것에 더 관심을 가지게 하는 요인은 바로 이 중국의 대외한어 사업이 번창하기 시작했다는 증거다.
현재 한국에서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곳은 몇몇 대학의 한국어 학당이 전부다. 이것도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서울의 주요 대학이 대표될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각 도시의 거의 대부분 학교가 한국어를 파는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중국을 따라가려면 멀었다. 지금 중국은 수백 종의 대외한어 교재가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으로 팔려나가고 있지만, 한국의 한국어 교재는 고작 손에 꼽히는 몇 권이 전부다. 그것도 우리 국내에서만 구하기 쉬울 뿐 외국에서는 거의 전무한 상태다. 몇 년 전부터 체계적인 한국어 교재의 필요성을 언론에서 이야기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대학의 어학연수용 교재 몇 종이 전부다.
외국어는 상업적이다. 이 는 외국어 자체가 가지고 있는 특성이 아니다. 다만 인간이 외국어를 필요로 하는 수요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한국에서 한국인에게 한국어는 결코 돈으로 팔고 살 수 없는 것이지만 한국에서 한국인에게 영어는 충분히 팔고도 남는다. 국내의 영어학원은 가히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길거리를 지나다 보면 고개 들면 보이는 게 다 영어학원이다. 한국의 이러한 분위기라면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이 무수해야 하지만 아직도 그 학원들이 성업하는 것을 보면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말이 된다. 그러면 그 학원을 이용해 먹고 사는 사람들은 과연 누구일까? 단편적으로 보면 영어 배우기를 원하는 사람보다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 정도로 받아들여야 할까. 내 생각으로는, 결론적으로 영어학원이 무수히 많아질수록 영어를 잘하는 사람은 소수로 줄어들고 영어를 팔 수 있는 시장이 그만큼 크다는 말이 된다고 보인다.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의 수는 작년 통계로 1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한국 인구의 2%에 달하는 수치다. 이중에 대다수는 산업인력이다. 하지만 적지 않은 숫자의 사람들은 바로 이 외국어를 팔기위해 들어와 있는 사람들이다. 영어를 할 줄 하는 미국인, 영국인은 물론이고 호주, 남아공 등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국가의 강사들이 발에 체일 정도다. 중국은 이들의 몇 배는 더 된다. 특히나 중국 방문취업제의 실시로 수많은 중국인들이 한국의 산업인력으로 사용되기 위해 국내에 들어왔다. 그리고 중국인 유학생의 숫자는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많다. 각 대학의 교환학생, 유학생의 거의 대부분은 중국 출신의 사람들이다. 이들이 국내에 들어와 하는 일들의 하나는 바로 자신들의 언어, 중국어를 파는 일이다. 우리는 이들에게 적지 않은 돈을 지불하며 그들의 언어, 즉 외국어를 사들이고 있다.
아직까지 중국의 성장은 우리를 넘어서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국이 자신들의 언어를 팔기 시작했을 때는 중국의 물가가 우리의 절반도 안 될 때부터 시작했다. 즉, 중국이 후진국일 때부터 중국은 중국어를 팔 계획을 했고 대외한어 사업을 시작했다. 이미 선진국의 대열에 섰고 OECD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한국어 교재조차 없는 우리와는 정 반대되는 상황이다. 이는 결코 중국인들이 똑똑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단지 중국인들이 우리보다 먼저 언어의 상업성, 중국어의 판매라는 부분을 먼저 가치 있는 사업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사업적인 부분에서 우리보다 한수 위였다고 할 수 있다.
한 가지 더, 언어의 판매는 마케팅에 달려있다. 동네에 수많은 영어 학원들이 즐비함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가장 큰 학원의 개수는 몇 개 안된다. 서울에서 가장 잘 가르치는 학원, 인천에서 가장 잘 가르치는 학원, 부산에서 가장 잘 가르치는 학원보다는 영어의 명문 XXX, 외국어를 잘 가르치기로 소문난 XXX이라는 이름으로 학원이 체인점화 되어있다. 어째서 이런 식으로 소수의 몇몇 학원이 국내의 영어 학원 시장을 잠식하고 있을 수 있는 것일까? 이는 중국의 공자학원 개업과 관련을 지을 수 있다. 중국에서는 공자학원을 세계에 중국어를 전파하는 도구로 사용하려고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2004년에 공자학원이 처음 들어왔으며 지금 중국관련 업무를 대사관과 나누어 하고 있다. 이들의 공자학원은 국내의 영어 학원 체인점과는 달리 중국에서 국가적으로 벌이고 있는 사업 중의 하나로 아주 체계적인 계획을 가지고 국내에 들어왔다. 이미 그 전에 국내에서는 중국어가 판매상품의 하나로 충분히 가능성을 보이고 있었고 팔 수 있는 만큼 팔리고 있었지만, 대부분이 국내의 학원 또는 중국인 유학생 개개인이나 한국인 유학생의 손으로 돈이 들어가고 있었으므로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관리가 필요했던 것이다. 한국의 중국어학원이 아닌 중국이 설립한 학원에서 그 수요를 다 가져간다면 한 푼의 손해도 없이 고스란히 그 이익을 다 가져갈 수 있을 거라는 계산이다. 국내의 유명 영어 학원과 공자학원의 공통점은 바로 마케팅을 위한 학원의 브랜드화다.
영어가 국제 공용어가 된 것은 미국의 영향이 가장 컸다. 그러나 중국어가 국내에서 날개 돋친 듯이 팔리게 된 것은 결코 우리가 선구적인 시각에서 중국어를 사들인 것이 아니다. 이는 중국이 이미 이전부터 계획하고 있던 사업에 우리가 제 발로 문을 두드린 것일 뿐이다.
미국에 영어 과외는 있다. 그리고 중국에 중국어 과외도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 한국어 과외는 없다. 오히려 한국인들이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들에게 그들의 언어를 돈 주고 배우고 있다. 어째서 우리는 우리의 말을 돈 받고 팔지 못하면서 그들의 각 외국어는 그렇게 사들이는 것일까? 이는 바로 한국어의 브랜드화, 즉 한국어의 상품성에 관한 한국인들의 인지 부족에 있다. 우리는 우리가 한국어를 하는 것에, 이것도 하나의 능력이며 팔 수 있는 물건을 가진 능력 있는 사람들이라는 인식을 전혀 가지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우리가 무지하거나 멍청해서가 아니다. 정부적인 차원에서 한국어를 팔려는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물론, 한국어의 필요성에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외국어는 결코 필요성 때문에 팔리지 않는다. 필요성에 의한 수요는 한정되어 있고, 나머지는 기호에 의한 수요라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우리나라에 한참 홍콩영화가 인기가 있을 때가 있었다. 우연히도 이 때 우리에게 등장한 학원은 중국어 학원이 아닌 광동어 학원이었다. 대다수의 홍콩인들은 영어를 못 했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홍콩의 공용어 중 하나는 영어였다. 전혀 필요 없을 것 같은 광동어가 국내에 상륙하게 된 원인은 바로 漢流에 있었다. 우리는 이와 같은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언어는 마케팅이다. 팔려고 하는 의지만 있으면 수요가 생기게 된다. 한국인들은 한국인들만이 가진 무한한 자원인 '한국어'를 이용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한국인들은 외국에 나가 힘들여 육체노동을 하지 않아도 돈을 벌 수 있고, 무료로 그들의 언어를 배울 수 있다.
국내에서 영어 잘하는 사람 중에 가난한 사람은 없다. 그리고 영어뿐만이 아니라 일어, 중국어도 마찬가지다. 우리사회에서 외국어를 잘 한다는 것은 곳 지적이다는 의미와 같다. 언어는 결코 지능으로 습득되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영어나 중국어를 잘 하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이 똑똑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는 돈이 많은 사람이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 돈이 많다는 것은 부자를 의미하지만, 그것이 꼭 그 사람이 능력이 있다는 것과는 별개다. 부모의 재산을 물려받아 부자일 수도 있고, 복권에 당첨되어 일확천금의 기회를 얻은 졸부일 수도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외국어 또한 그 나라에서 자라거나 살게 되어 저절로 습득되었을 수도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외국어를 습득하게 된 경위가 그 현지에서 태어나 저절로 얻게 된 것일수록 더욱 귀하게 여긴다. 이것이 귀하다는 것은 그런 사람이 드물다는 이야기다. 그러므로 그 외국어를 수용 가능한 대상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도 된다. 이는 한국어를 팔게 되면 우리 모두가 그 만큼 귀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세계 각국에 안사는 곳 없이 곳곳에 퍼져있는 사람들 중의 대부분은 한국인이다. 우스갯소리로 어딜 가나 한국인은 꼭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꼭 수요가 먼저 있어야만 물건이 팔리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그동안 한류라는 상품을 팔 줄만 알았지 그에 동반되는 한국어라는 상품은 등한시 해왔다. 우리 국립 국어원에서는 뒤늦게 중국의 공자학원을 본 따 세종학원이라는 것을 중국에 설립한다고 한다. 그러나 그 이전에 한국 유학생들에게 큰 힘 들이지 않고 돈을 벌게 해주는, 더불어 국내의 외국인들에게 오히려 그들에게 한국어를 팔려는 노력이 필요했다. 이제와 韓流가 다 식어가는 마당에, 뒤늦게나마 그런 '한국어의 상품화'에 뛰어들게 된 것에 다행임을 느낀다.
우리의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어는 소중한 우리의 자산이다. 그리고 우리가 가진 특징적인 능력중의 하나이다. 희소성이 없을 것 같은 이 언어에도 반드시 수요는 있다. 언어에는 인기나 유행이 없다. 다만 수요가 늘어났다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는 요요현상만이 있을 뿐이다. 우리는 한국어를 사는 입장에서는 한국어를 할 줄 아는 고급인력들이다. 만약에 수요가 급증한다고 해도 고교 졸업자의 대부분이 대졸인 인력으로 국외에서 충분히 그 수요를 감당할 수 있다. 우리 정부는 정부차원에서 한국어를 팔려는 시도라도 해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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